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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7 14:57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혁신금융 퍼스트 무버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혁신금융 퍼스트 무버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05.02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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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창업정신으로 돌아가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다올금융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다올투자증권>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자산시장을 외국인의 놀이터로 만들었지만, 이때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끈 인물들은 거부가 됐다. 투자신탁회사가 신뢰를 잃은 틈을 타 간접투자를 외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금융에서도 별이 떠올랐다. 외국계 기관이 당시 헐값에 부동산을 매입해 큰 차익을 누리자, 부동산의 동산화, 해외부동산 투자로 토종의 힘을 보여준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다.

KTB금융그룹이 지난 3월 사명을 다올금융그룹으로 바꾸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기존 계열사의 경쟁력은 탄탄하게 유지·강화하면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혁신의 종합금융그룹으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다올은 이병철 회장이 30대 나이로 창업한 복수의 기업명에서 다시 가져온 것으로 ‘하는 일마다 복이 온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이 회장은 2001년 부동산관리회사 JW에셋을 설립해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리츠(REITs)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고 1호 리츠(교보메리츠CR리츠)를 설립했다. 1호 리츠가 금융시장에 출시되면서 소액투자자들도 대형 부동산 상품에 투자가 가능해졌고 연기금과 기업들도 리츠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 회장은 2004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신탁업 인가를 얻고 하나·우리·신한 등 시중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다올신탁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여섯 번째이자 민간 1호 부동산신탁회사를 만들었다. 당시 공기업적 성격이 강했던 부동산신탁업계에 개인이 대주주로서 부동산신탁회사를 만든다는 발상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당시 이 회장의 나이는 36세였다. 

다올신탁은 후발업체로 출발했지만 업계에서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출범해인 2004년 매출 120억원, 이듬해 300억원을 일구며 부동산신탁업계 4위로 성장했다. 다올신탁은 2006년 국내 최초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인 다올자산운용을 자회사로 설립했다. 고객의 부동산을 개발·관리해 이익을 돌려주는 부동산신탁업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투자 상품 개발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소유 중심의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을 깨고 부동산을 동산화한 상품 라인업을 갖춘 것이 다올의 성공요인이었다. 공기업 자회사인 경쟁사와 달리 민간 신탁사로서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수익성을 제공한 것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 회장은 2006년 국내 최초 해외부동산 펀드를 만들어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 마린타워를 약 200억원에 매입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은 국내에 치중했던 부동산 투자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과 말레이시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이제 막 해외부동산에 눈을 뜨기 시작한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파트너 역할을 하면서 본격적인 해외부동산 투자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여파로 국내 대규모 아파트 미분양사태가 발생했을 때 14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반포자이아파트 매입으로 연 10% 이상의 수익을 낸 일화도 유명하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이례적으로 상품의 독창성을 인정해 다른 회사가 일정 기간(9개월) 유사한 펀드를 설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했다.

한국 금융지주사에 한 획을 긋다

이 회장은 한국 금융지주사(史)에도 한 획을 그었다. 부동산 사업의 전문화에 관심을 가진 하나금융그룹은 2010년 다올신탁의 기존 지분 15%에 지분 43%를 460억원에 추가 매입해 자회사(하나다올신탁)로, 다올자산운용을 손자회사(하나다올자산운용)로 편입하고 이 회장을 하나다올신탁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이 회장은 금융지주 자회사의 2대주주면서 최고경영자(CEO)직을 맡는 최초 기록을 썼다. 당시 이 회장의 나이는 금융권 동년배가 차장급 정도인 42세였다.

이 회장은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신임 아래 하나금융 부동산사업 그룹장까지 겸임했다. 이 회장은 그룹장 시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글로벌 상업은행 웰스파고의 본사 건물을 4000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경쟁 금융지주가 부동산 사업그룹을 출범하는데 자극제가 됐다.

이외에도 2013년 워싱턴 D.C. 하버빌딩, 호주 멜버른 경찰청사, 콜로니 유럽데이터센터, 2016년 이후 미국 뉴저지 노보 노르디스크 본사, 워싱턴 D.C. 미국항공우주국(NASA) 빌딩, LA 드림웍스 본사 투자 등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트렌드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다올투자증권의 연결기준 실적.<금융감독원>

부동산 大家에서 캐피탈리스트로

이 회장은 다올신탁 인수의 주인공인 김승유 회장이 물러나면서 나머지 보유 지분을 하나금융에 팔고 금융인의 길로 들어섰다.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에 대한 우호적 경영 참여를 위해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2016년 7월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다올투자증권은 이 회장이 부회장 명함으로 경영을 맡은 4년여 기간 동안 수익성을 키웠다. 2015년 100억원이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이 회장이 부회장으로 취임한 2016년 287억원, 2017년 428억원, 2018년 371억원, 2019년 375억원, 2020년 665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회장으로 취임한 2021년 영업이익은 1482억원으로 1년 전의 2배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부회장 취임 직전의 15배에 육박했다.

다올투자증권의 수익 확대는 강점을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기조의 이병철표(表) 체질 개선 효과로 볼 수 있다. 유동화구조 금융자문, 인수부문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이 회장의 특기인 부동산, 항공기·선박·신재생에너지발전소 등 대체투자에서 기회를 모색하며 강점인 IB부문을 강화했다.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리서치센터는 채권브로커리지와 연계해 법인영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유망혁신기업 대상 심층 분석으로 경쟁력을 더했다. 2019년에는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중개업 인가를 얻어 수익창출의 다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기업영업에 밝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늘어난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한 리테일 영업에도 신경을 쓰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장은 투자·운용 스타일이 안전·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룹 외형 성장을 위한 강수도 뒀다. 다올인베스트먼트(옛 KTB네트워크) 상장과 유진저축은행(현 다올저축은행) 인수가 대표적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기조성펀드와 조성예정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발굴한 성과, 우수한 심사역 포진 등을 매력 포인트로 내세워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경쟁률 327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유진저축은행은 기업영업에 치중된 그룹 사업을 보완해 줄 소매사업 차원에서 인수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유진에스비홀딩스의 지분 약 60%를 2000억원에 인수하고 다올저축은행으로 계열사 편입했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838억원으로 업계 5위, 자산규모 기준 업계 7위 수준이다.

다올금융그룹 선포의 기저에는 사업영역 확대에 대한 이 회장의 자신감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옛 KTB라는 사명은 한국종합기술금융(Korea Technology Banking)의 영문 약칭으로 사업 모델이 벤처캐피탈(VC) 중심이던 시기에 지어졌다. 

다올금융그룹은 국내에 증권을 핵심으로 VC, 저축은행, 자산운용, 사모펀드사, 신용평가사 등 6개 계열사를 둔 금융그룹으로 발전했다. 해외에서도 태국 현지법인 다올 타이랜드를 비롯해 증권, 자산운용, 리츠 등 5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에 다올벤처스, 다올뉴욕 등 2개사가 진출해 있다. 중국 상하이에는 벤처투자를 위한 사무 소를 두고 있다.

이병철 회장이 지난 3월 25일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신규 사명 선포식에서 그룹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다올투자증권>

혁신 종합금융그룹 향해 달린다

무엇보다 권성문 전 회장의 손때를 지웠다는데 의미가 크다. 권 전 회장은 1999년 정부 소유던 한국종합기술금융을 헐값에 사들여 KTB네트워크로 사명을 바꿨다. 이 회장은 자신과 우선매수권 계약을 체결한 권 전 회장에 게서 2018년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경영권을 확보한 지 3년 만에 사명에 묻은 전 회장의 흔적을 지운 셈이다.

이 회장은 사명 변경을 계기로 혁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비전으로 자기자본 수준을 1조5000억원으로 늘리는 ‘점프업 2024(JUMP-UP 2024)’을 제시했다. ▲핵심사업의 경쟁우위 확보 ▲경영체계 고도화 ▲점프업 드라이버 발굴 등 3가지가 핵심이다.

이 회장은 3월 25일 사명 변경 기념사에서 “누구보다 먼저 시장 혁신을 주도하고 고객 수요를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혁신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거듭나야 한다”고 변화를 주문했다.

다올저축은행은 다올금융의 혁신과 도약에서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이 회장은 다올저축은행 경영진으로 그룹의 전략가를 들여보냈다. 신규 취임한 황준호 대표는 대우증권 부사장을 지내고 2018년 KTB투자증권으로 들어와 그룹전략부문 대표를 맡은 증권업계 베테랑이다. 이 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후 신설된 그룹전략부문 대표로 계열사 전략과 기획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올저축은행은 편입 직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1년 만기 비대면 예금 이자율은 연 2.8%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예금금리 인상으로 수신 규모를 키워 대출에 공격적으로 나설 뜻으로 읽힌다.

다올저축은행은 ‘편리하고, 빠르고, 좋은 금리’를 모토로 디지털뱅크 강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존 모바일앱 ‘유행’을 새단장한 ‘파이(Fi)’를 선보였다. 단순한 디지털뱅킹 앱이 아니라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키워 혁신금융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그룹의 디지털금융 브랜드도 파이로 통합할 예정이다.

다올금융그룹 관계자는 “금융서비스 개선,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 그룹 전체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거래시스템 성능 개선은 물론 신규 금융서비스 확대, 이종 금융사업간 제휴 확대, 핀테크와의 연계를 통한 혁신적 금융서비스 개발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금융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올금융그룹은 지주사 격인 다올투자증권을 포함해 다올인베스트먼트, 다올자산운용, 다올프라이빗에쿼티, 다올신용정보, 다올타이랜드 등 국내외 1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다올투자증권>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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