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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7-05 18:35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단독] “명예사원증 박탈 억울”...현대차 전직 간부가 탄원서 쓴 이유
[단독] “명예사원증 박탈 억울”...현대차 전직 간부가 탄원서 쓴 이유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2.04.25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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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소송 이유로 25년 이상 근속자에게 주는 명예사원증 자격 박탈”
현대차 “재판과 조사 중인 사안, 어떤 주장 하는 것 결과에 영향 우려”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뉴시스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최근 현대자동차 전직 간부가 명예사원증 박탈로 인한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회사와 소송했다는 이유로 25년 이상 근속자에게 주는 명예사원증 자격이 박탈당했는데, 인권위가 조사를 지연하고 있다는 취지다.

해당 간부는 2004년 제정된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2014년부터 회사와 소송전을 벌여왔다.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2017년 7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미지급 연월차 휴가수당은 1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이 소송은 5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소송으로 근무 기간 내내 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다는 간부 사원은 퇴사 이후에도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퇴사해도 불이익’ 회사에 문제 제기한 자들의 설움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해 8월 내린 재결서 일부.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해 8월 내린 재결서 일부.

25일 <인사이트코리아>가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와 ‘재결 신속이행 요청 탄원서’ 등에 따르면 현대차 전직 간부 A씨는 최근 인권위에 재결서 이행을 신속히 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행정심판위원회가 인권위 판단에 대해 취소 처분을 내린 지 8개월이 지났는데도 이를 조사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명예사원증 배제 조치가 부당하다는 간부사원은 스무명이 넘는다.

명예사원증은 현대차가 25년 이상 근속자에게 주는 혜택이다. 퇴직 후에도 2년마다 본인 명의 차량을 25%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A씨 등 20여명이 넘는 간부사원들은 비조합원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노조 조합원 신분으로 현대차 대상 임금소송을 진행했던 800여명은 단 한 명도 명예사원증 적용 배제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A씨를 비롯한 퇴직자들은 조합원은 소송하더라도 명예사원증을 받고, 비조합원은 ‘악의적 분쟁 제기’라는 명목으로 명예사원증을 받지 못한 건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명예사원증 적용이 부당하게 박탈당했다는 취지로 2017년 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계기다.

반면 현대차는 인권위에 A씨 등이 ‘악의적 분쟁 제기’를 했기 때문에 명예사원증 배제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이 정상적 업무를 방해하고 회사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인권위는 이듬해인 2018년 6월 “비조합원임을 이유로 명예사원증 발급을 거절당했다고 하나 현대·기아차 소속 모든 비조합원(간부사원)이 25년 이상 근속한 뒤 퇴직했음에도 명예사원증 발급을 거절당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분쟁 상태에 있는 사람에 대해 명예사원증의 효력을 정지시킨 것이므로 이 부분 진정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진정에 대해 각하 처분했다.

행심위 “인권위 조사가 미진해 판단이 위법·부당하다”

이후 인권위 판단은 위법·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가 인권위의 각하 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는데 받아들여진 것이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8월 13일 ‘명예사원증의 적용 배제에 의한 차별 부분을 취소한다’고 심리에 따른 최종 법적 판단을 내렸다.

재결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재직 중 해고된 자 ▲재직 중 정직 이상 징계를 2회 이상 받은 자 ▲퇴직 후 경쟁사에 취업한 자 ▲재직 중 또는 퇴직 후 회사에 심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인정되는 자 ▲기타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자의 경우 명예사원증이 발급되지 않거나 효력이 정지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현대차가 말하는 ‘악의적 분쟁 제기’ 사례는 ‘심대한 손실’이나 ‘기타 부적절’ 등에 속한다는 게 현대차 입장이다.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 일부.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재결서 일부.

행심위는 인권위가 비조합원 진정인 30명 중 23명이 ‘악의적 분쟁 제기’로 명예사원증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현대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결정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행심위는 “비조합원 가운데 명예사원증이 유지된 사유를 확인하고, 조합원 가운데 소송 제기를 원인으로 하여 명예사원증이 정지되거나 박탈된 사례가 있는지를 살펴 이 부분에 있어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의 차별적 취급으로 평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검토했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을 때 조합원은 명예사원증을 받고, 비조합원은 발급받지 못했다는 A씨 등의 주장을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비조합원 중 명예사원증이 유지된 일부 사례를 면밀히 살피고, 조합원 가운데 소송 제기로 명예사원증이 정지·박탈된 반대 사례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차별을 판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A씨는 “행심위의 결정은 단순하고 명료한 것인데도 인권위 담당 조사관이 이를 차일피일 지체하고 있는 것은 법을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근로기준법 제28조에 근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악의적 분쟁 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라도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현대차에 명예사원증 박탈 근거가 된 ‘장기근속자 예우 시행세칙’ ‘악의적 분쟁 제기’의 판단 기준, 조합원의 명예사원증 박탈 사례와 비조합원 소송 제기자 중 명예사원증 유지 사례 등을 물었으나 현대차는 답하기 곤란한 사안이라고 알려 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질의서를 면밀히 검토했으나 재판과 조사 중인 사안이니 어떤 주장을 하는 것 자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며 “우리 답변이 재판이나 조사에 어떻게 이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한다”고 말했다.

간부사원 취업규칙, 뭐가 달랐나

명예사원증 논란의 발단은 현대차그룹이 가지고 있는 2개의 취업규칙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그룹에는 일반 회사와는 달리 과장급 이상 직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이 존재한다.

2004년 7월 만들어진 ‘간부사원 취업규칙’에는 월 개근자 월차 휴가 삭제, 연차 25일로 제한, 유급 생리휴가 삭제 등 차별적 조건이 달렸다. 이는 현재도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취업규칙은 2015년에 개정됐는데, 임금피크제 적용과 퇴직금제도 차등 적용 등 불합리한 조건이 더 붙었다.

간부사원 3명은 2007년 8월 취업규칙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노동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 동의를 받지 않고, 간부사원들만의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현대차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2부는 2008년 10월 간부사원들은 현대차 노조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차노조가 취업규칙 제정에 동의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09년 3월 확정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7년 뒤인 2014년 8월 현대차 전현직 간부사원 16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 연월차 휴가수당 지급 소송에서는 노동자가 승소했다. 2017년 7월 서울고등법원 민사 15부는 “간부사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직, 연구직, 생산직 등 직원들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연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을 신설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와 관련된 부분은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간부사원 취업규칙 제정 당시 간부사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는 직원들이 현대차노조에 가입돼 있었으니 노조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이를 제정한 게 적법하지 않다는 의미다. 현재 이 재판은 5년째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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