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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9-28 19:12 (수)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전기도둑 잡는 핀테크 기업 레인써클 정재웅 대표
[인터뷰] 전기도둑 잡는 핀테크 기업 레인써클 정재웅 대표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2.04.04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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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전기차 충전 쉐어플러그 개발

5년 전에도 전기도둑이 있었다. 정재웅 레인써클 대표는 건물관리 용역회사 총무부장으로 있던 당시 아파트 전기도둑을 막을 방법이 없느냐는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회사 배려로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아이디어 개발에 나선 게 창업의 발판이 됐다. 국가 지원사업에 응모해 당선되면서 시작된 스타트업의 시간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2년이면 될 줄 알았던 제품 출시는 5년 넘게 미뤄졌다. <인사이트코리아>는 곧 신제품 출시를 앞둔 정 대표를 지난 3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레인써클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재웅 레인써클 대표가 쉐어플러그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이원근
정재웅 레인써클 대표가 쉐어플러그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이원근>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레인써클이 곧 출시할 제품은 쉐어플러그다. 전 세계 최초 시간제 과금 형식의 전기차 충전기기로 올해 6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에서 주로 쓰는 사용자 인증인 OTP(One Time Password) 방식을 거꾸로 적용한 WNP(Without Network Pay) 시스템을 특허 출원했다. 콘센트만 있다면 어디든 설치할 수 있는 쉐어플러그는 출시 전인데도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세계가전·IT전시회(CES)에 진출할 정도로 독특한 아이디어다.

아이디어의 원천은 건물 내 콘센트를 이용한 전기차 무단 충전에서 왔다. 공용 개념이 강한 국내 전기 사용 특성상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의 충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기차 충전은 다르다. 상당량의 전기가 쓰여서다. 전기차 충전을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건물주가 전기요금을 감내해야 한다.

반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콘센트만 있다면 충전하고 싶은 전기차 이용자의 마음도 이해는 된다. 정 대표는 콘센트를 가진 건물주는 걱정 없이 전력을 제공하고, 전기차 이용자는 당당히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다.

쉐어플러그는 구축 건물에 새로운 충전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비용과 공사 기간 등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정 대표는 전기차가 늘고 인프라가 확충되는 과정에서 쉐어플러그가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쉐어플러그를 세계 최초라고 설명하는 건 과금 방식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전기차 충전은 시간이 아닌 전력량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이는 충전과 주차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전기차 충전 특성상 가치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 강남과 작은 시골 마을의 부동산 시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비싼 건물의 주차 한 칸을 내주기 아쉬울 수 있다. 정 대표는 레인써클이 채택한 시간제 과금 방식이 건물주의 혜택이 높은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정 대표는 레인써클이라는 회사가 제조 기반 전자금융사업자의 성격을 가졌다고 소개한다. 타깃 시장도 기존 전자 결제업이 진출하지 못한 영역이다. 자판기, 화장실, 락커, 코인 세탁기 등 구형 기계에 쉐어플러그 결제시스템이 결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 전 다니던 회사에서 건물 관리 용역회사 총무부장으로 오래 있었다. 아파트에 전기도둑이 있는데 막을 방법 없느냐 문의하는 전화에 대안이 필요하겠다 해서 개발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아이템이 진행되고 난 뒤 창업을 고민했는데, 마침 국가 지원사업이 있어서 신청해 통과했다. 2017년 회사를 다니면서 특허를 출원했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8년이다. 법인은 지난해 만들었는데, 아직은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법인 전환은 제품 출시 이후로 준비하고 있다.”

쉐어플러그 제품 개발 아이디어부터 제작까지 들인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1~2년이면 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자본이 적으니 개발 속도가 느렸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실증 특례를 받으면서 상황이 또 변했다. 실증 특례를 하기 위해 조건이 걸렸고, 협력하자는 곳도 생겼다. 요건에 부합 하려다보니 개발을 새로 해야 했다. 처음 제품보다 개선, 개선, 개선하면서 출시가 미뤄졌다. KC 인증을 받고 출시하라는 요구도 최근 생기면서 이것까지 갖추자 해서 준비하고 있다. 올해 5~6월쯤이면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CES에 2년 연속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만 해서 아쉬웠다. 올해 직접 가서 경험해보니 전시회 준비와 홍보 관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혔다. 회사가 발언권을 얻고, 안정적인 지위를 가지려면 제품 출시를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CES 참가는 동남아 파트너사를 찾기 위한 목적이 컸다. 쉐어플러그는 통신 없이 결제 단말이 작동하는 특징이 있어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 통신 불안정 국가에서 통할 거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충전사업자법은 전기 오토바이나 전기 자전거 등이 배제돼 있어서 집에서밖에 충전하지 못하는데, 동남아에서도 이런 점이 화두다. 현지 법률 등에 맞춰 돌파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아 협력해서 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이번 CES 참가로 시장 흐름을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OTP를 써서 통제하는 기술을 콘센트에 적용한 게 쉐어플러그밖에 없다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쉐어플러그 시스템은 화장실에 달면 유료화장실, 사물함에 달면 유료사물함으로 쓸 수 있다. 최근 출입 통제용으로 쓰면 좋겠다는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정재웅 레인써클 대표.이원근
정재웅 레인써클 대표.<이원근>

제품 출시가 아직 안 됐다. 매출이 없는데 어떻게 버티나.

“코로나 시기에 맞춰 엘리베이터 살균기를 개발해 판매했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나 엘리베이터를 UVC 살균램프로 소독하는 제품이다. UVC의 인체 유해성을 우려하는 시선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있을 때는 조명, 없을 때만 살균등으로 작동한다. 현재 500대 가량 팔렸는데, 여기서 나오는 매출로 운영자금을 마련한다. 요즘에는 살균 기능을 갖춘 엘리베이터가 많아서 기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추가하는 형식으로 계약이 성립된다. 경비나 청소 등을 하는 아파트 용역업체의 서비스에 우리 제품이 포함되는 개념이다. 저희는 개발에만 집중하면서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 이밖에 대출과 정부지원금 등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 기대감이 클 것 같다.

“저희 제품이 전기차 충전제품으로 실증 특례도 받은 만큼 기대감이 크다. 전기차만 실증 특례를 받긴 했는데, 전기 오토바이나 전동 퀵보드, 전기 자전거 등에 초점을 맞춰서 만들었다. 현재 국내에서 전기를 판매할 수 있는 사업자는 한국전력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전기자동차 충전사업자법을 만들어서 개인에게 팔 수 있게 했는데, 문제는 이 법에 전기 오토바이나 전기 자전거 등은 제외돼 있다는 거다. 그래서 현재 전기 오토바이 등은 ‘집밥’밖에 못 먹인다. 집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 오토바이나 퀵보드 등은 충전소가 따로 없다. 쉐어플러그가 설치되면 전기차에는 보조적 수단이 될 수 있고, 이들 모빌리티에는 충전소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연초에 대량으로 설문을 받아 시장조사를 했는데, 전기 오토바이나 퀵보드 사용자들의 기대가 특히 컸다. 쉐어플러그는 건물주가 자신의 인프라를 써서 공공 가치를 창출하면서 본인도 이득을 얻게 할 수 있다. 전기 오토바이 소유주들에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될 거다. 전기차 인프라 확대 국면에서 충전기 설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급속 5000만원, 완속 1000만원의 충전기 설치 비용은 지원금 없이 시작하기 힘든데, 쉐어플러그는 콘센트에 설치만 하면 된다.

특히 건물주가 관리해서 요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해서 부동산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간제 과금은 장소에 대한 가치를 전기차 충전에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실제 강남 주차장 요금이 다른 지역보다 더 비싸지 않나. 비싼 건물의 전기차 충전 시설의 경우 서비스 개념이다 보니 건물주의 거부감이 큰데, 쉐어플러그 방식이 이를 완화할 수 있다.”

쉐어플러그 작동 원리와 장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기존 은행 OTP 시스템은 버튼을 눌러 비밀번호를 생성하고 이를 개인 네트워크를 통해 핸드폰이나 PC에 입력하면 은행에서 검증하는 방식이다. 저희가 특허를 낸 WNP 시스템은 이와 반대다. 결제가 일어나면 서버에서 그에 대한 OTP를 발행해주고 이를 핸드폰이나 PC에서 확인해 단말기에 입력하면 검증하는 방식이다. 단말 자체가 통신이 없더라도 결제한 뒤 통신해 동작하는 것처럼 보여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은 물론 사물 인터넷(IoT) 등 다양한 활용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그래서 레인써클은 전자금융 사업자라고 소개한다. 핀테크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정재웅 레인써클 대표가 3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레인써클 사무실에서 인사이트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원근
정재웅 레인써클 대표가 3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레인써클 사무실에서 <인사이트코리아>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원근>

단말기 가격과 요금 체계는 어떻게 되나.

“기존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 사업자가 금액을 결정해서 팔았다. 판매 주체가 전기차 충전 사업자다. 근데 저희는 기준이 없다. 건물주가 설정해서 전기를 파는 것이다. 쉐어플러그는 신한카드나 국민카드처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금액은 건물주가 원하는 만큼 설정한다. 상업시설이면 3시간 무료 이런 식으로 할 수도 있다. 아파트는 경우 입주민에게는 정액제를 받는 등 다양한 요금 체계가 가능한다. 단말기 소비자가는 12만원이다. B2B 판매나 용역을 통해서 하면 보다 저렴하다.”

우리나라가 창업하기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말도 많이 한다. 직접 기업을 운영해 보니 어떤가.

“나라에서 해주는 지원이 많다. 시스템은 잘 돼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창업주들이 많은 것 같다. 다양한 지원사업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장점과 희망찬 미래만 생각하다 보니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창업하려면 돈을 어떻게 벌겠다는 계획이 있어야 한다. 장밋빛 미래만 보면 힘들다. 어느 사업이나 망하면 빚을 떠안는 건 감내해야 한다. 본인이 계획을 잡았으면 거기에 대한 리스크를 각오하고, 과실이 생겼을 때도 많이 가져가는 게 대표의 자리다. 창업 환경이 어렵다기에는 지원사업이 너무 잘 돼 있다. 저희도 국가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 여기에 있지 못했을 거다.”

올해 직원들에게 어떤 청사진을 제시했나.

“일단 올해는 반도체 대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쉐어플러그 1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매출 5억원이다. 현재 1500대 판매가 예정돼 있는데, 1만대를 팔만큼 자재 확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제품 30만대를 파는 게 목표다. 전체 시장을 독점하려면 100만대를 팔아야 한다. 현재 저희가 예측한 외부 콘텐츠 개수가 100만대 정도다.”

어떤 대표로 기억되고 싶은가.

“친구 같은 대표가 되고 싶다. 저에게 팀장님이라고 부르는 직원도 있는데, 그 정도의 거리감이 편하다. 저도 엔지니어 일을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꾸려가는 동업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가장 바라는 건 열정이다. 그다음은 신뢰다. 열정과 신뢰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주어진 미션이 잘 진행되리라고 생각한다. 대표는 직원이 그걸 잘 집행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많은 직장인들이 창업을 꿈꾼다. 조언을 해준다면.

“일단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보는 걸 추천한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도 다양한 투잡을 할 수 있는 시대다. 사업이라는 게 돈이 없으면 마음이 쪼그라든다. 돈이 있으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취미 활동으로 새로운 일을 하는 걸 사업 시작의 발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무작정 뛰어들기보다 발을 걸쳐놓고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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