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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2-08 20:01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기업시민, 지구를 구한다②] 기후위기 주범 몰린 ‘용광로’, 포스코 탈석탄 해법은?
[기업시민, 지구를 구한다②] 기후위기 주범 몰린 ‘용광로’, 포스코 탈석탄 해법은?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2.01.09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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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산업계 탄소배출 중 철강업계 비중 40% 달해
포스코, 석탄→수소 전환으로 2050 탄소중립 달성 계획
최정우 회장 “저탄소 시대 기술 리더십 가장 먼저 확보"

2억6050만톤. 국내 산업계가 2018년 쏟아낸 탄소 배출량이다.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목표 아래 이를 2050년까지 ‘0'로 만들라고 요구한다. 넷제로 실현이다. 인류 생존의 마지노선인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에 맞추기 위해서다. 인류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약속했다. 지난해 197개 국가가 모인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이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 지구를 구하는 일, 국내 산업계도 예외일 수 없다. 기업 스스로를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인사이트코리아>는 탄소중립이 국제적 흐름이 된 상황에서 우리나라 산업계와 주요 기업 탄소중립 전략을 살펴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 작업자가 지난달 29일 포항1 고로 종풍 전 마지막 출선 작업을 하고 있다.포스코
지난해 12월 29일 포항제철소에서 포항1 고로 종풍(수명 다한 고로의 불을 끄는 것) 전 마지막 출선 작업을 하고 있다.<포스코>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쇳물은 산업의 쌀이다. 용광로에서 쇳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조선·자동차·가전 등 철이 들어가는 모든 산업이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 성장을 이끈 철강업계는 지금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돼 석탄을 태워 쇳물을 만들어내는데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쇳물이 압도적인 온실가스 배출의 상징이 되면서 업계는 석탄 사용을 줄이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하는 등 탈석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포스코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글로벌 철강회사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2018년 산업계가 배출한 총 2억6050만톤의 온실가스 중 1억120만톤이 철강업계에서 나왔다. 비중이 39%에 달한다. 같은 해 포스코는 731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철강업계 배출량의 70%다. 2위인 현대제철의 2252만톤(22.3%)보다 3배 이상 많다. 사실상 포스코의 대응이 철강 부문 ‘2050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인 셈이다.

2030년까지 철강업 온실가스 감축안, 총량·비율 산업계 ‘최저’

우리 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보면 철강업계는 2018년 배출한 1억120만톤의 온실가스를 2030년에는 9890만톤으로 줄여야 한다. 2.3% 감축이다. 석유화학 업계 20.2%, 시멘트 12%, 기타 업종 28.1% 감축 목표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치다.

각 업종의 온실가스 감축 총량을 비교해 보자. 철강업계는 230만톤을 줄이기로 했다. 석유화학 950만톤(4690만톤→3740만톤), 시멘트 410만톤(3410만톤→3000만톤), 기타 2200만톤(7830만톤→5630만톤)이다. 다른 산업의 경우 철강업계에서 줄이기로 한 감축량보다 1.8~9.6배 많다. 이는 철강업계가 탄소배출 감축에 소극적이거나, 업종 특성상 그만큼 감축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부적으로 철강업계는 신·증설 설비를 고로(용광로)에서 전기로로 대체해 30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 2030년까지 감축안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전로에 철스크랩(고철)을 다량 투입하고, 코크스 소비 열량을 저감하는 등 혁신기술을 조기 개발해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 구성과 철강산업 비중.<기후솔루션>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 구성과 철강산업 비중.<기후솔루션>

환경단체는 2.3% 감축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너무 적다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프랑스 지속가능발전 및 국제관계연구소(IDDRI)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를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50 탈탄소를 위해서는 늦어도 2030년 초까지 배출 수준이 제로에 가까운 저배출 신규 시설과 시설을 개조하고, 불가피할 경우 고로의 조기 종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근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2050년까지 남은 약 30년의 시간 중 2030년까지 10여년 동안 2.3%를 감축하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결국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책임과 리스크를 미래의 일로 미루겠다는 미온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2.3% 달성도 버겁다고 하소연 한다. 실제 2017년과 2019년을 비교해 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017년보다 2019년에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포스코는 7134만톤에서 8060만톤, 현대제철은 2151만톤에서 3015만톤으로 늘어났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철강산업 전체적으로 1억318만톤에서 1억2060만톤으로 증가했다. 산업이 커지고 있는데 무리한 감축은 우리의 철강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게 업계 일부의 주장이다.

우리 철강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의 경우 정부 NDC 상향안보다 목표치를 높게 잡았다. 포스코가 펴낸 ‘2020 기업시민 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2030년까지 2017~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치의 20%를 줄일 계획이다. 7880만톤 가운데 사업장 감축량은 10%로 788만톤 정도다. 10%는 사회적 감축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장 감축량만 해도 정부 감축 목표치보다 3.4배 많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이전까지는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기술 개발과 저탄소 제품 개발에 힘쓰기로 했다. 먼저, 철광석을 녹여 선철을 만드는 과정인 제선 작업에서 석탄 사용량을 줄이고, 자가발전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부생가스 방산량 최소화 등 에너지 효율 향상과 철스크랩 사용 확대 등 저탄소·연원료 대체 등도 추진한다. 다음 단계로는 제선 공정에 천연가스·수소 함유 가스 활용, 신(新) 전기로 적용, 제선 스크랩 직투입,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이 실행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회적 감축 노력으로는 고장력 강판, 고효율 전기장판 등 저탄소 철강 제품을 늘리고, 철강부산물을 친환경 자원화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며 “투자자, 고객사 등 요구에 맞게 시장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온실가스 감축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로 2050 탄소중립 달성

2030년 이후 철강업계 탄소중립의 화두는 수소다. 철강업계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목표로 한 시점이라서다. 현재 철강 생산과정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기 위한 환원제로 석탄을 투입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생산과정에서 석탄을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에 2050 탄소중립의 사활을 걸고 있다. 박현 포스코 환경기획실장 전무는 지난해 11월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콘퍼런스’에서 “(수소환원제철은) 결코 쉽지 않은 프로젝트”라면서도 “포스코의 모든 엔지니어가 가열찬 열정을 갖고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포스코>

포스코는 2028년 포항제철소 부근에 데모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최정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 2028년까지 상업 생산 규모의 데모플랜트를 완성하겠다”며 “저탄소 시대의 기술 리더십을 가장 먼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수소 공급 여력과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이 확보되는 대로 고로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3800만톤 정도인 포스코 조강 생산 능력을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려면 330만~370만톤의 수소가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방식으로 이를 생산하려면 재생에너지로 만든 3~4GW 정도의 전력이 있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이 도입되면 포스코가 준비하는 탄소중립 시계도 빨라진다. 포스코는 2040년까지 50%, 2050년 10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생산부터 운송, 활용까지 전주기에 걸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028년에 데모플랜트가 완성되면 이를 통해 상용화 가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2030년 중반부터는 순차적으로 배치하겠다는 플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 탄소중립, 정부·기업 협업 절실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정부 지원은 아직 미흡하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서도 단 한 차례만 언급된다. 산업 부문 기술개발·실증·사업화 등 전주기 탄소중립 지원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추진과 간소화 등 제도개선 검토 부분에서 한 예로 거론됐을 뿐이다.

포스코 고로 생산 공정과 수소환원제철 개념도.<포스코>
포스코 고로 생산 공정과 수소환원제철 개념도.<포스코>

학계나 환경계 모두 수소환원제철 성공을 위해서는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특임교수(그린철강위원회 공동위원장)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경제성인데, 모든 원료를 수입한 뒤 가공을 거쳐 제품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거두는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와 균형을 맞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민 교수는 “기존에는 원료 가격이 평균화된 세계였다면 앞으로는 수소 등 다른 가격 체계를 가진 원료가 등장하게 되는 만큼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며 “국가에서는 앞으로 30년 어떻게 갈 것인지, 그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규제나 금융지원, 정책과 기술개발 등 여러 방면에 디테일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 역시 전반적인 에너지 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린 수소 공급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구조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근하 연구원은 “현재 전체 전력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6개 발전 회사와 전국 송배전망을 소유하고 있는 한국전력(한전)의 독점 구조 아래서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그리드 진입이 쉽지 않다”며 “자립적인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전력 시장 개편과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의 공공주도 정책도 참고할만하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청정구매법(Buy Clean Act) 등 공공 주도의 녹색 철강·자재 조달 정책을 도입해 주 정부가 구매하는 제품에 최대 허용 탄소 배출량 등 친환경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한 자재는 주 정부 입찰에서 제외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친환경 철강 조기 도입과 시장 형성을 위해 친환경 철강 제품에 대한 인증제도나 기준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도 수소의 한계는 자체 생산으로 확보하기 힘든 경제성이라고 지적했다. 석 위원은 “수전해 장치 설비 시장의 20%를 공급하는 독일에서도 2030년까지 수소 수요의 80%를 해외 수입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중동이나 호주, 아프리카처럼 태양광 발전 단가가 현저히 낮은 나라 등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게 더 경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 위원은 “현재 합의점 없이 산업계와 정부가 서로 다른 얘기만 하는 상황인데 국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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