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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7 19:31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MB 유산’ 석탄발전소, 혈세 축내고 애물단지 되나
‘MB 유산’ 석탄발전소, 혈세 축내고 애물단지 되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11.01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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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때 7기 허가…탄소중립 시대 역행

2024년은 ‘MB 석탄벨트’가 완성되는 해다. 이미 상업운전을 시작한 충남 서천 1기와 경남 고성 2기를 시작으로 강원 강릉과 삼척에 4기의 화력발전소가 들어선다. 건설 과정부터 반발이 심했던 이들 발전소는 완공되더라도 30년을 채우지 못하고 멈춰 설 가능성이 높다. 2050 탄소중립에 정면으로 역행해서다. 기후위기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게 돈이 덜 드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탈석탄 흐름과 재생에너지 전환 속에서 지금이 골든타임일지 모른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강릉에코파워
강릉안인화력발전소.<강릉에코파워>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전국 곳곳에 석탄발전소 7기가 허가된 건 불과 8년 전이다. 2011년 블랙아웃(대정전)을 겪었던 이명박 정부는 전력수급 안정을 명목으로 전력예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한다. ‘녹색성장’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인 2013년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를 허가한 배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4월 석탄발전과 관련해 ▲가동 30년이 지난 10기 조기 폐쇄 ▲신규 건설 전면 중단 ▲건설 공정률 10% 미만 원점 재검토를 공약했다. 임기 초반 공정률 10% 미만이던 석탄화력발전소 9기 원점 재검토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당진에코파워 1·2호기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신규 석탄발전소 7기 건설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탈석탄 정책과 역행한다는 지적에다. 국내 석탄발전소 연한이 30년이라는 점과 2050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고려하면 짓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될 것이 예상됐다. 전면 재검토 공약을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는 왜 새롭게 지어지는 7기 석탄발전소 건설을 막지 못했을까. 민간 기업에 석탄발전소 건설을 허가하면서 손해는 보지 않게 만들어 놓은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비싸게 지어도 보상해준다 MB가 내준 민간 석탄의 배신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전력거래소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 17장에 따라 민간석탄발전의 총괄원가를 소비자 전기요금으로 보상할 수 있다. 해당 조항 정산조정계수에 따르면 민간석탄발전기 건설·운영에 드는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되는 걸 원칙으로 하고, 발전사업자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인규제 방식을 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일까. 민자 발전소는 공기업 석탄발전보다 1조원 이상 비싼 공사비를 기록했다. 2016~2017년 국내 발전공기업들이 건설한 석탄발전소가 1000MW(메가와트)당 평균 1조4400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포스코 등이 참여한 민자 석탄발전소는 평균 2조5100억원의 공사비를 기록했다.

사업권 신청 당시보다 건설비용은 최대 1조6000억원 비싸졌다. SK건설이 참여한 고성하이화력은 4조3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 삼성물산이 참여한 강릉안인화력은 5조1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 포스코가 참여한 삼척화력은 3조3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소영 의원은 “현행 총괄원가 보상제도는 표준투자비를 넘는 경우라도 소명만 하면 보상이 가능해 투자비를 과다 보상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투자보수율과 연료비 측면에서도 개별투보율과 개별연료비를 적용해 줘 저렴한 금리를 쓰거나 연료비를 절감할 요인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민간석탄발전소 건설비용이 지금까지보다 너무 비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이 비용이 워낙 크니 보상하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공사 역시 자회사 수의계약 등으로 하다 보니 비용 책정 방안 등에 대해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민자 석탄발전사들이 전면 재검토 공약과 함께 공정률을 부풀린 정황도 포착된다는 점이다. 전력거래소에서 2017년 1분기 발간한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중부발전이 사업자를 맡은 신서천 석탄화력발전소는 공정률 19.27%를 기록하고 있다. 고성 석탄발전의 경우 공정률이 14.5%다. 강릉안인화력과 삼척화력은 건설 예정 중인 사업으로 표기돼 있다.

같은 해 2분기 추진현황 자료를 보면 이 수치에 큰 변동이 생긴다. 이미 20% 가까운 공정률을 유지하던 신서천 화력의 경우 6월 기준 23.17%로 4% 이하 늘어난 반면 민자 석탄화력발전소의 공정률은 껑충 뛴다.

고성석탄화력은 14.53%에서 23.01%로 9% 가깝게 증가한다. 이는 직전 분기 보고서에 작성된 연간 달성 목표치인 24%와 맞먹는 수치다. 강릉안인석탄발전소는 좀 더 극적이다. 강릉안인화력은 1분기 추진현황 자료에서는 공정률 표시는 따로 없이 착공 예정일이 2017년 7월인 건설 대기 중인 사업이었다. 그런데 6월까지 공정률을 나타내는 2분기 자료에서는 이미 그해 1월부터 공정률이 14.37%였던 것으로 나타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자료의 경우 민간 발전업자가 보내온 공정률을 기반으로 작성된다”며 “사업자마다 계획에 따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변동성 있는 수치가 가끔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석탄발전을 멈출 수 있을까

탄소중립은 이명박 정부가 남겨놓은 신규 석탄발전소 7기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 정책이 될 전망이다. 정부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10월 18일 석탄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내용이 담긴 A·B안을 탄소중립 목표 최종안으로 내놓으면서 기대감도 나온다. 이전 안에서는 신규 석탄발전소 7기를 유지하는 안이 포함돼 있었다.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탄소중립위원회 발표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중단을 위한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한다”며 “사업을 계속 진행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게 명백하다면 법적 근거를 만들어서라도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계획대로라면 2024년 신규 석탄발전소 7기가 모두 준공된다. 7기 발전소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매년 뿜어 낼 온실가스는 5000톤으로 추산된다. 2030년 전체 목표 배출량인 5억3600만톤의 9% 수준이다.

이들 발전소는 송전선로 문제도 안고 있다. 발전소는 준공됐는데 전력을 보낼 송전선이 갖춰지지 않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강릉안인화력 준공일이 2023년 삼척화력은 2024년인데, 송전선로는 빠르면 2025년 중반에나 완성된다.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0월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30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를 밝히고 있다.뉴시스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0월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30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를 밝히고 있다.<뉴시스>

현재 이들 발전소 전력을 보낼 500kV(킬로볼트)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난관에 봉착했다. 선로 길이만 약 230km로 송전탑 440기가 꽂힐 예정인데, 서부구간에 해당되는 강원 횡성·홍천군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은 “신한울 원전 1호기가 가동됐는데, 송전선로가 갖춰져 있지 않아 북평화력 등이 발전을 중단하는 일이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1GW(기가와트) 남짓 분량도 더 들어가지 못해 돌아가면서 계획예방정비를 하는 것으로 막고 있는데, 석탄발전 4곳 등이 강원도에 더 들어올 경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손실 보상 등 대안을 마련할 때라고 설명한다. 제대로 된 손실 보상책을 마련하려면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발전사업을 변경하거나 취소 또는 철회하게 된 경우 해당 발전사업을 추진해 온 발전사업자 등을 지원하는 ‘에너지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이 위원회 심사 과정에 머물러 있다.

전영환 교수는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탄소세도 높아지는 등 문제를 생각해 보면 시장에서 석탄발전소가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지는 힘들다”며 “이를 유지하려면 보조금을 써야 하는데 가능해 보이지 않는 만큼 국가대계 차원에서 빠른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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