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압박받는 진격의 카카오, 플랫폼 기업 사전 규제만이 답일까
전방위 압박받는 진격의 카카오, 플랫폼 기업 사전 규제만이 답일까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09.10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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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카카오 문어발식 확장” 비판…독점 문제 제기하며 규제안 논의
“실제 플랫폼 사업 통해 갑질 행위 했는지 명확한 판단 필요” 반론도
최근 정치권이 카카오의 계열사 확장과 시장 독점력을 문제 삼으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이 카카오의 계열사 확장과 시장 독점력을 문제 삼으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치고 있다.<카카오>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정치권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카카오의 계열사 확장과 시장 독점력을 문제 삼으며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범해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실제 독점 행위로 갑질이 있었는지를 명확히 판단해 사후 규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견해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치권, 카카오 계열사 확장 ‘문어발식’ 지적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카카오는 해외법인을 포함해 총 158개(국내 118개)의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이는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SK그룹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정치권은 이러한 카카오의 공격적인 계열사 확장을 문제 삼고 있다. 카카오의 계열사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있는 만큼 소상공인의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인터넷 은행과 택시 호출, 주차·대리운전, 스크린골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송갑석·이동주 의원, 참여연대 등과 함께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송영길 대표는 축사를 통해 “최근 소수 플랫폼 기업이 국내 온·오프라인 시장을 모두 독점하는 승자독식 현상이 문제 되고 있다”며 “2015년 45개였던 카카오 계열사가 지난해 118개로 증가하면서 5년간 73개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도 카카오의 계열사 확장을 ‘문어발식’으로 표현하며 압박에 나섰다. 같은 날 김기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에서 최근 규제 완화 혜택을 입고 빅테크로 성장한 기업들이 골목상권을 침해해 소상공인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러한 대표 기업으로 카카오를 지목하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원내대표는 “2016년 말 70개였던 카카오 계열사가 올해 6월 말 기준 158개로 문어발식으로 확장했다”며 “카카오가 불과 5년 만에 삼성, LG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초고속 성장을 한 배경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조치가 있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카카오가 규제 완화의 틈새를 이용해 택시, 주차, 대리운전, 교육 솔비스, 스크린골프 등 골목상권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던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T 서비스 인상에 ‘독점적 지위 활용’ 비판

정치권이 카카오를 규제하기 위해 칼을 꺼낸 이유 중 하나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이른바 ‘갑질’ 논란 때문이다.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80%를 차지한 ‘카카오T’가 요금인상을 단행하려 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빠른 택시 배차 서비스’인 스마트 호출 이용료를 기존 1000원(야간 2000원) 정액제에서 최대 5000원의 탄력 요금제로 변경했다. 스마트호출이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카카오T의 택시 호출 서비스로 택시 이용자가 위치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AI가 예상 거리나 교통 상황, 기사의 과거 택시 운행 기록을 분석해 호출 수락 확률이 높은 기사에게 이용자의 호출을 배정해준다.

여론은 이러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요금인상 계획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카카오가 모빌리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일방적인 서비스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표출된 것이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최대 이용료를 종전에 발표한 5000원에서 2000원으로 재조정하기로 했다.

정치권은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 가격 인상 사례를 들며 카카오가 플랫폼에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토론회 축사에서 “입점 업체에 대한 지휘 남용과 골목 시장 진출, 서비스 인상 시도까지 카카오의 행보 하나하나가 우려를 낳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불문하고 정치권에서 카카오의 사업 확장과 독점적 지위를 문제 삼자 국회에 계류된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이 본회의 문턱을 빠르게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온라인 공정화와 관련된 법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월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련한 법률안’과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이용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 8건이 있다.

“사전 규제보다 사후 규제…독점적 지위 생사 판단 필요”

정치권이 카카오의 계열사 확장과 시장 독점력을 문제 삼으며 규제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카카오가 계열사 확장을 통해 소상공인 사업영역에 진출했다 하더라도 이를 바로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갑질로 연결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계열사 확장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실제 플랫폼 사업을 통해 카카오가 갑질 행위를 했는지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은 그간 적자 경영을 감수하면서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 공도 있는 만큼 정치권이 플랫폼 산업을 규제하려는 방향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계열사가 많고 소상공인 영역에서 사업을 한 것을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실제 플랫폼 사업을 통해 갑질 행위를 했는지 명확히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에 대해 사전 규제가 아닌 사후 규제면 충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단순히 계열사를 통해 사업 확장을 한다고 해서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실제 카카오가 특정 시장에서 플랫폼을 통해 독점적 지위, 즉 시장지배력을 행사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가령 카카오의 경우 메신저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해 시장지배력을 가질 수 있으나 쇼핑의 경우 경쟁사인 네이버보다 규모가 작은 만큼 전방위적 사전 규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카카오와 관련해 현재 논의되는 규제는 단순히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이를 못 하게 하려는 방식의 규제들이 많다”며 “카카오처럼 기업 전체 크기를 보기보다는 각각의 시장에서 누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여기서 독점력 남용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점 문제가 발생한다면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사후 규제를 하면 되고 사후 규제가 불가능할 경우 사전 규제를 논의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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