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정의선 체제’ 사전작업 진행 중?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정의선 체제’ 사전작업 진행 중?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3.02 1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선 회장 지분율 높은 현대글로비스·현대오토에버 주목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 전체사업을 이끌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이 정 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 전체사업을 이끌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이 정 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현대오토에버·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 3사 합병 등 굵직한 결단을 내리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는 사실과 지난 1일 현대차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총수 변경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지배구조 개편이 중요한 이유는 일차적으로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총 4개의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의 지분 21.43%를 보유하고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의 지분을 33.88% 가지는 식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어떤 회사를 지배회사로 세워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바 있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모듈·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현대차그룹 지배회사로 남기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존속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매입할 계획이었다. 최종적으로 정의선 회장→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 지분을 가지고 있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 같은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압박함에 따라 결국 이 계획은 실행하지 못했다. 현재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보유 지분을 모두 팔고 완전히 떠난 상태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의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지만 2018년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금 마련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대글로비스·현대오토에버 지분 가치 높인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2020년 9월 30일 기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오토에버(9.57%) 등의 지분 가치를 높여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현대오토에버를 존속회사로 하는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등 IT 계열사 3사 합병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현대오토에버에 힘을 실어준 것은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사 합병에 따라 현대오토에버는 자산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면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인 SW 분야의 시너지를 발휘해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비전 실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오토에버의 성장 잠재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비중을 확대하고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제공·운영하는 업체로 현대차와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선 회장이 23.29%의 지분을 소유한 현대글로비스는 세계적인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참여했다.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로 구성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성장시켜 4~5년 내 미국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인수 주체에 기아차가 빠지고 현대글로비스가 포함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그룹의 M&A, 계열사 조직 개편 등을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 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나 자동차 업계에선 이러한 것들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언제 이뤄질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이미 정의선 회장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서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