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혁신기업가 TOP7] 코리아 그린뉴딜 열풍 주역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2021 혁신기업가 TOP7] 코리아 그린뉴딜 열풍 주역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3.02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씨에스윈드>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그린뉴딜 열풍의 수혜를 제대로 받았다. 10원 단위로 오르내리던 호가가 한때 500원 단위로 움직였다. 7000원대이던 주가가 11개월 만에 10만800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과거의 10배 가까운 수준이다. 풍력발전설비 업체 씨에스윈드 이야기다.

씨에스윈드는 2020년 코스피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주 중 하나였다. 2014년 상장한 뒤 6년 만에 처음으로 받는 전국적인 관심이었다. 하지만 씨에스윈드의 성장 과정을 보면 지금의 관심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풍력발전 불모지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에서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풍력 타워 1위 제조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씨에스윈드가 올린 매출은 1조원에 가깝다. 매출 1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첫 도전이 쉬웠던 건 아니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이 풍력타워 시장 진출을 선언하던 2002년 당시만 해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기였다. 풍력 타워 시장으로 뛰어들겠다는 구상 외에 준비된 건 없던 상태였다.

쉽지 않았던 첫 수주, 성공의 발판이 되다

첫 물량을 따내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김 회장은 “발전기 회사에서 아예 만나주질 않아서 매일 이메일 보내고 답신을 기다리는 게 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뉴질랜드 진출을 앞둔 NEG-마이콘(2004년 베스타스에 인수)에 풍력타워 수주를 성공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공장 건설에 차질이 생기자 납품 기일도 맞추지 못할 정도였다. 씨에스윈드 최초이자 유일한 클레임이 발생했다. 풍력타워 산업에 뛰어들자마자 시작된 위기는 씨에스윈드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당시 NEG-마이콘을 인수한 베스타스가 씨에스윈드에 요구한 배상금액만 약 223만 달러(약 24억원)였다. 베트남에 지은 공장의 자산규모가 10억원이던 때 일어난 일이다.

김 회장은 “납기 지연에 우리 측의 책임이 있지만 원인을 일부 제공한 베스타스의 책임도 있다”며 “손해배상액도 제 3자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맞섰다. 그는 3년 정도의 시간과 안정적인 공급물량을 보장해주면 손해를 배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위기는 성공의 발판이 됐다. 베스타스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3년의 상환 기간을 오히려 5년으로 늘려줬다. 뿐만 아니라 베스타스의 물량만 생산해 달라는 부탁까지 곁들였다. 베스타스 역시 안정적인 풍력타워 공급 업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씨에스윈드가 생산하는 해상풍력타워.
씨에스윈드가 생산하는 해상풍력타워.<씨에스윈드>

김 회장에게는 이 외에도 기억에 남는 협상이 두 번 더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던 씨에스윈드에 베스타스가 장기계약을 제안했던 일이다. 장기계약을 맺는 대신 다른 회사에는 풍력타워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이를 거부하면 베트남 물량마저 주지 않겠다는 으름장도 놓았다. 김 회장은 이 제안을 거부했다. 언제까지 베스타스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이후 씨에스윈드는 다른 회사와 계약을 맺는 것은 물론 베스타스와도 납품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김 회장의 정면 돌파는 캐나다 진출 때도 빛을 발했다. 당시 삼성물산이 캐나다에 공장을 건설하면 납품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하자 전량 납품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김 회장은 “차별화된 전략과 철저한 준비를 갖고 임한다면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모두가 결과에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도(正道) 경영 철학, 편법 대신 정면 돌파

김 회장은 이윤추구가 기업의 첫 번째 목표는 아니라고 말한다. 금전적 이윤 이상의 가치 창출을 통해 우리 사회, 더 나아가 인류 전체의 행복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그는 이를 위해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눈앞의 문제를 직시하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법 없이 새로운 도전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영이라고 표현하는 김 회장의 말은 그가 살아온 삶과 궤를 같이 한다.

그는 극동건설에 재직할 당시 중동 공사현장에서 자재구매 업무를 맡다 미국계 회사에 스카우트 돼 영업 일을 시작했다. 구매와 영업, 상반된 업무 경험은 고객의 니즈를 충실히 파악하는 게 사업의 본질이라는 걸 인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월급과 성과급을 더해 수입이 상당했지만, 직접 사업을 해보겠다는 열망이 컸다. 젊었을 때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6개월의 고민 끝에 사업을 시작했다.

1984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아담이스트(Adam IEST)라는 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1989년 한국에 돌아와 씨에스윈드의 모태가 된 중산정공을 설립했다. 김 회장은 “아담이스트의 성공으로부터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좀 더 큰 사업을 일궈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인이 되려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풍력 발전, 딴 나라·먼 미래 얘기 아니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6.2%를 달성했다. 매출액 9727억원, 영업이익 979억원을 거둬 전년보다 각각 21.7%, 62.8% 성장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국내 풍력발전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도 전에 거둔 성과다.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풍력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북동부 주에서 해상풍력 목표가 2035년까지 약 28GW, 영국은 2030년까지 40GW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씨에스윈드가 터를 닦은 대만과 베트남도 해상풍력 확대 시장으로 꼽힌다. 대만은 차이잉원 총통이 2035년까지 15GW 수준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씨에스윈드는 대만 시장에 경쟁회사가 없어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2025년까지 15GW 풍력 단지가 조성 될 예정인데, 지난해 씨에스윈드 매출의 7%를 차지할 정도로 의미 있는 시장이다.

풍력발전의 불모지였던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전력생산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양대 재생에너지 발전 수단인 태양광과도 비교가 안 될 수준으로 2019년 기준 풍력 설비용량은 1.5GW다. 태양광 11.8GW의 8분의 1 정도다. 하지만 전남 신안에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할 계획이 발표되는 등 한국 시장에서도 성장 기회가 열려 있다.

씨에스윈드 측은 “베트남과 중국 법인을 통해 제주, 강원 등 국내 육상프로젝트에 50여기 타워를 공급한 경험이 있고, 유럽과 대만 시장에 해상풍력타워를 납품하고 있는 유일한 아시아 업체”라며 “앞으로 진행될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씨에스윈드의 자신감은 세계 각국에 분포된 글로벌 법인에서 나온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터키에 풍력타워 생산법인이 있고, 풍력 베이링 생산법인이 한국, 베트남에 분포돼 있다. 이를 통해 각국 법인 간 생산성 경쟁과 협업, 노하우 교류 등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경쟁에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씨에스윈드가 그동안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공급 체인에 대한 전반적 검토를 통해 수직·수평계열화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씨에스 베어링을 인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대한 보답도 약속했다. 김 회장은 “풍력 산업의 발전은 딴 나라,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투자확신의 모호성을 개선하고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시각화를 통한 투명한 경영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기업설명회를 병행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