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경영권 위협하는 3가지 변수는?
비상 걸린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경영권 위협하는 3가지 변수는?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10.20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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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희원·현식 삼남매 연합전선 구축...성년후견심판 결과 따라 최대주주 변동 가능성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뉴시스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경영권을 둘러싸고 한국타이어가(家) 아들 딸의 분쟁이 분격화 하는 가운데,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에서 자의로 주식을 넘겼느냐 여부인데, 법원의 심판결과에 따라 지난 6월경 이뤄진 조양래 회장의 그룹 지분 매각 및 양도 결정의 효력을 따져볼 수 있는 민사소송 청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분 다툼이 원점으로 돌아갈 경우 그룹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과 우군 찾기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일가의 분쟁은 지난 6월 막내 조현범 사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지분을 42.90%로 크게 늘리며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데서 비롯됐다.

한 달 뒤인 지난 7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분쟁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이 차남에게 자신이 소유한 지분 전량을 양도한 것은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조 이사장 측 주장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 9월 11일 청구인인 조 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조희원·현식·현범 3남매에게 재판 개시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삼남매 협공에 아버지 마음 움직일까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은 지난 5일 조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과 관련해 ‘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하게 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계는 조 부회장이 ‘관계인’이 아닌 ‘참가인’ 신청 허가를 요청한 것에 대해 그가 성년후견 심판 청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경영권 분쟁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성년후견 사건의 경우 친족들은 관계인 또는 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데, 관계인은 재판 절차에 자동적으로 참여할 권리가 없는 등 다소 수동적인 입장인 반면, ‘참가인’은 청구인과 동일한 자격으로 절차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같은 날 차녀 조희원 씨는 관계인 신분으로 의견서를 전달했고, 경영권 분쟁의 한 복판에 서 있는 조현범 사장은 지난 9월 29일 가장 먼저 의견서를 제출했다.

조 사장의 경우 의견서에 ‘재판이 기각돼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경영권 분쟁 구도는 조희경·희원·현식 삼남매와 막내 조현범 사장의 대결로 압축됐다.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은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건강에 이상이 없으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삼남매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과정에 대해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조현범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 모두가 조 회장의 결정에 대해 시기와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조 회장 스스로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재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아버지로서 세 자녀의 뜻을 마냥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에서다.  

조양래 회장 건강 상태 따라 지분 양도 소송 청구 가능성

이번 재판의 핵심은 조양래 회장의 건강 상태다. 조 회장의 정신 감정 등을 고려한 재판 결과에 따라 후견인이 정해질 경우, 해당 재판과는 별건으로 지난 6월경 이뤄진 조 회장의 그룹 지분 매각·양도 결정을 따질 수 있는 민사소송 청구가 가능해진다.

<인사이트코리아> 취재 결과 지난 13일 서울대병원은 조 회장 건강과 관련한 문서송부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고, 15일엔 CD를 포함한 자료를 추가 제출했다.

이는 서울가정법원이 지난 9월 25일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 ‘문서제출명령정본'을 송달한 데 따른 것으로, 서울대병원이 제출한 자료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조 회장의 과거 진료기록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엔 조 회장의 정신 감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조희경·희원·현식 삼남매와 조현범 사장의 대립에서 눈 여겨 볼 부분은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주회사격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구조다.

그래픽=이민자
<그래픽=이민자>

이전까지는 장남 조현식(19.32%) 부회장과 막내 조현범(19.31%) 사장의 지분이 0.01%포인트 차이로 거의 같아 형제경영 구도가 유지돼 왔다. 그러나 지난 6월 갑작스럽게 조양래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조 사장에게 모두 넘기면서 조 사장이 단박에 최대주주로 올라서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장악했다.

반면 삼남매의 지분은 조현식 부회장 지분에 장녀인 조희경(0.83%)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차녀 조희원(10.82%) 씨의 지분을 모두 더해도 30.97%로 조 사장이 보유한 지분과 1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이런 가운데 성년후견 재판에 따라 조 회장의 지분 양도가 번복될 가능성이 있고, 국민연금(6.24%)과 소액주주(17.57%)의 표심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현범 사장으로선 안심할 수 없는, 위협적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현금 부족한 조현범 사장...후견인 지정시 위기 맞을 수도

조현범 사장의 주식매입대금은 또 다른 변수다. 앞서 조 사장은 아버지의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2200억원을 대출했다. 조 사장이 이를 상환하기 위해 조 회장으로부터 해당 금액을 증여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주식 대금 2400억원 중 본인이 200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았다는 것 자체가 보유 현금이 충분치 않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만일 성년후견심판을 통해 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조 사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재산 증여 자체에 대해 후견인의 의견이 강력히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조 사장이 최대주주로서 보유한 지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후견인이 지정되면 모든 재산권에 대해 후견인의 승인이 필요하고, 당사자가 결정을 하더라도 해당 부분에 대해 후견인이 본인의 의견을 행사하는 등 무효화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한편 오너 일가 측근에 따르면 조희경 이사장 측은 조양래 회장의 후견인으로 특정인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하지 않고 능력과 인품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이를 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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