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 지연이체 서비스, 페이·오픈뱅킹은 작동하지 않는다
[단독] 은행 지연이체 서비스, 페이·오픈뱅킹은 작동하지 않는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0.10.16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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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회사에는 송금 지연이체 도입 의무화 안 해
지연이체 서비스(100만원까지만 즉시송금)를 신청한 국민은행 계좌를 우리은행 '우리WON뱅킹'의 오픈뱅킹 계좌로 등록해두고, 우리WON뱅킹을 통해 국민은행 계좌의 101만원을 카카오뱅크로 즉시송금한 화면.<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수취인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 돈을 보내는 이른바, 착오송금 사례가 매년 늘고 있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착오송금을 줄이겠다고 도입한 지연이체 서비스는 페이와 오픈뱅킹 서비스에서는 허점을 보여 보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 착오송금 반환청구 및 미반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착오송금 반환건수는 51만4364건, 금액은 1조1587억원에 달한다.

착오송금 반환 청구건수는 2016년 8만2924건(1806억원)에서 2019년 12만7849건(2574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하는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착오송금은 송금인이 착오로 수취 금융회사, 수취인 계좌번호 등을 잘못 입력해 이체된 거래로, 계좌번호를 실수로 잘못 기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액을 잘못 입력하거나 이중 입금하는 경우도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착오송금인의 돈을 수취한 사람 절반(52%) 이상이 반환 청구에도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잘못 입금한 돈을 되돌려 받으려면 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어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정부는 지난 2015년 10월 보이스피싱, 착오송금 등을 줄이기 위해 지연이체 제도를 금융회사에 의무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해 100만원 초과 금액 송금시 3시간 동안 송금을 지연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가 활성화하지 못하면서 착오송금 사고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지연송금 서비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를 원하는 고객이 직접 영업점이나 모바일뱅킹 앱(App)으로 신청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때문에 평소 송금시 불편함을 겪는 것을 꺼려 신청하지 않거나 서비스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해 활성화가 더딘 상태다.

페이·오픈뱅킹 이용시 지연송금 서비스 적용 안 돼

지연이체 제도 운영에도 허점이 있다. 국내 송금 시장은 토스, 카카오페이 등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회사 덕분에 성장하고 있지만 이들에겐 지연이체 서비스를 운용해야 할 의무가 없다.

게다가 핀테크 회사를 통해 송금하면 은행계좌에 신청해둔 지연이체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는다. 예컨대 지연이체 서비스를 이용 중인 A은행 계좌를 연동한 B페이로 150만원을 C씨 계좌에 송금하더라도 지연이체가 되지 않는다.

B페이의 잔액 포인트가 송금액보다 적다면 연동 계좌에서 끌어오는데, 이때 끌어오는 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더라도 시스템 상 작동하지 않는다.

오픈뱅킹을 활용할 경우에도 지연이체 서비스는 무용지물이다. 지연이체를 신청한 D은행 계좌를 B은행 뱅킹 앱의 오픈뱅킹을 통해 등록한 뒤, B은행 앱으로 A은행 계좌의 150만원을 E씨에 보내면 지연이체 적용 없이 송금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연이체 제도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제도에 허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핀테크, 오픈뱅킹 등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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