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금 문자’로 수백억 번다…시중은행의 ‘수수료 장사’ 민낯
‘입출금 문자’로 수백억 번다…시중은행의 ‘수수료 장사’ 민낯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0.10.16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 은행 입출금 문자 수익 연 500~550억원 추산
카드사 문자, 월 300원인데 은행은 800~1000원
앱에 ‘푸시알림’ 수년째 안 넣어…수수료 수익 올리기 꼼수 지적
4대 시중은행의 입출금 문자 서비스 월 이용료와 뱅킹앱 푸시알림 탑재 여부.
4대 시중은행의 입출금 문자 서비스 월 이용료와 뱅킹앱 푸시알림 탑재 여부.<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시중은행의 입출금 문자 서비스 수익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통신사에게 제휴 비용을 지급하느라 관련 수익은 거의 없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었으나 실상은 이와 크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

문자 서비스 이용료는 카드업계와 비교할 때 3배가량 비싸 ‘과비용’ 논란이 불가피하고, 문자 수입을 의식해 뱅킹앱에 푸시(PUSH)알림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은행은 디지털 혁신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입출금 문자 서비스 수익은 800~8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먼저, 신한·하나·우리 등 3개 은행의 문자 서비스 이용자 수는 약 463만명으로 집계됐다. 문자 서비스 이용료가 월 800~1000원(종량제의 경우 건당 2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들 은행의 관련 수익 규모는 연 500억원에 달한다.

개인고객 최다은행인 KB국민은행의 이용자 수는 293만명으로 연 수익은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고객의 약 15% 가량인 VIP 고객이 문자 서비스 무료 혜택을 받는 만큼 4대 은행에서 발생하는 실제 수익은 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수은행(NH농협·IBK기업), 지방은행(BNK부산·경남·DGB대구)을 포함하면 관련 시장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가 수익 다 가져간다”면서 절반은 은행이 챙겨

은행들은 문자 서비스로 발생한 수익이 대부분 통신사 비용으로 충당된다면서도 수익과 비용 규모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4대 은행 관계자들은 “통신사에 지급되는 비용은 통신사와의 계약상 공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카드사가 결제승인 문자 서비스 제휴의 대가로 통신사에 주는 비용을 참고하면 은행의 순이익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는 문자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통신사에 문자 1건당 10원내외의 비용을 지급한다. 은행 문자 서비스의 종량제가 건당 20원임을 참고하면 4대 은행이 서비스 수익의 절반(350억원 이상)을 순이익으로 가져간다고 볼 수 있다.

은행 문자 수수료가 카드사 문자보다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카드사들은 문자 서비스를 월 200~300원에 제공하고 건당 부과하는 종량 요금제는 운영하지 않는다.

카드사들은 은행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은행권과 비슷한 규모의 문자를 보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9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은행 출금)의 승인건수는 각각 131억9000건, 85억3000건으로 신용카드가 55% 많다. 같은 해 전(全)은행권의 이체건수(인터넷·모바일)는 45억건으로, 체크카드 승인건수를 합해도 신용카드 승인건수보다 적다.

여기에다 카드 문자 수수료는 회원이라면 사실상 면제가 가능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현대 같은 전업카드사뿐만 아니라 신한·KB 등 은행계 카드사 역시 자사 포인트로 문자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월 200~300원이면 신용카드를 아주 조금만 써도 얻을 수 있는 포인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뱅킹앱에 오픈뱅킹 넣어도 알림 기능은 수년간 외면

은행 입출금 내역은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알림 앱(App)을 설치하면 ‘푸시(PUSH) 알림’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신한은행 SOL알리미, 국민은행 KB스타알림, 우리은행 원터치알림, 기업은행 i-ONE 알림, 농협은행 NH스마트알림, 부산은행 푸시알림, 경남은행 모바일알림, 대구은행 DGB알림 등이 각 은행들의 알림 앱인데 모바일뱅킹 앱과 다르다. 모바일뱅킹 앱을 설치하더라도 알림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입출금 내역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앱 서비스마저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알림앱 존재를 알고 쓰는 고객들도 서비스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뱅킹과 알림수신을 동일한 앱으로 이용하지 않다보니 모바일 운영체제나 앱 자체 업데이트에 따라 푸시 알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이 빈번해서다. 이 때문에 이용고객들의 불만이 앱 리뷰에 다수 게시돼 있다.

카드사는 사실상 문자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음에도 기본앱에 푸시알림 기능을 탑재해 고객들에게 제공 중이다.

은행들이 뱅킹앱과 알림앱을 통합하지 않는 이유는 수수료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뱅킹앱에 푸시알림 기능을 넣으면 고객들이 문자 서비스를 덜 이용할 수 있어 개별 앱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신한은행 SOL알리미는 2012년 6월, 우리은행 원터치알림은 2013년 10월, 국민은행 KB스타알림은 2016년 6월에 출시됐다. 고객들이 뱅킹앱 자체에 입출금 알림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수년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자산관리, 오픈뱅킹 등 신기능 삽입과 뱅킹앱 리뉴얼을 추진하면서도 알림 기능은 외면해왔다.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은 최근 새단장한 뱅킹앱 ‘하나원큐’에 알림 기능을 추가했다. 앱에 접속해 설정란에 들어가면 푸시알림 기능을 켤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별도 앱을 각각 설치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앱 하나로 모든 기능을 해결토록 했다”며 “입출금 내역 외에도 환율, 만기일·수익률을 푸시알림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뱅킹앱의 설정란에서 푸시알림 기능을 켤 수 있으나, 이 기능은 입출금이 아닌 ▲영업점 상담 상품 가입 안내 ▲모바일번호표 ▲주택청약(종합)저축 자동이체 미납 안내에 관한 것이다. 푸시알림을 받기 위해서는 뱅킹앱에서 '원터치알림'이라고 검색한 후 별도 인증을 거쳐 가입할 정도로 절차가 복잡한 편이다. 해당 기능을 검색해야 찾을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신한은행은 알림앱을 내놓은 지 8년여 만인 지난달 뱅킹앱에 푸시알림 기능을 넣었다. 하지만 아이폰 iOS 환경에서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 디지털 부서에서 근무했던 은행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된 지금은 수년 전에 비해 문자 수수료 수익이 3분의 1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며 “이제 은행들도 관련 기능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에 ‘디지털 혁신’ 밀린 시중은행

인터넷은행은 출범 당시 뱅킹앱에 푸시알림 기능을 탑재하면서 혁신을 주도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이 같은 혁신성을 바탕으로 1000만 고객을 확보하면서 신용카드사와 증권사 상품을 판매하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으로 인정받았다. 문자 서비스 같은 비(非)혁신적 서비스에 의지하지 않고 편리한 앱을 제공한 덕분에 오히려 수수료 수익성을 키운 셈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기존 뱅킹앱을 대폭 개선한 ‘사이다뱅킹’을 출시했다. 앱에 푸시알림 기능을 넣었을 뿐만 아니라 입출금 문자 서비스도 고객이 원한다면 무료로 제공 중이다. 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이 경쟁력 있는 앱을 무기로 수위권 저축은행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은행 고객은 “초저금리 시대가 되면서 월 10만원씩 적금해도 1년 이자가 1만원뿐인데, 문자 서비스의 1년 비용이 비슷한 수준인 걸 알고 서비스를 취소했다”며 “은행들이 디지털 시대에 혁신하지 않으면 젊은 고객들은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