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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3-01-31 23:11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서양화가 권용택, 혼의 맥박 불멸의 산하여!
서양화가 권용택, 혼의 맥박 불멸의 산하여!
  •  
  • 승인 2017.12.0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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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에서 동해를 보다, 193.9×72㎝ 수묵 Acrylic on Canvas, 2016
오대산에서 동해를 보다, 193.9×72㎝ 수묵 Acrylic on Canvas, 2016

 

“머리 하얀 어머님 임영에 두고 慈親鶴髮在臨瀛 장안 향해 홀로 가는 이 마음 身向長安獨去情 고개 돌려 북촌 바라보니 回首北村時一望 흰 구름 날아내리는 저녁 산만 푸르네 白雲飛下暮山靑”(사임당전(師任堂傳), 정옥자 著, 민음사 刊)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푸름으로 물든 처연한 가슴 그대로 침묵하는, 바다. 물을 덮고 산허리를 휘감던 자우룩한 안개가 걷혔다. 수평선 저 너머를 바라보다 문득 눈물이 핑 도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아 그저 아득하기만 한 동해여. 하얀 눈발에 뒤섞여 살 에이는 한파가 고적한 봉우리를 넘어선다. 잎을 떠나보낸 나목의 뿌리만 껴안은, 험난한 굴곡을 건너가는 행렬처럼의 거뭇한 산맥은 한 겨울 냉기를 덤덤하게 버티고 서 있을 뿐인데.

정조(正祖)는 어명을 내린다. 단원 김홍도는 오대산(五臺山)에서 대관령(大關嶺)을 넘는다.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에 기재된 관동팔경과 구십구곡(九十九曲) 꼬부랑길이 저 아래 가물거리는 듯하다. 주봉인 비로봉 등이 원(圓)을 그리며 서로의 온기를 나눈다.

발왕산에서, 90.9×72㎝ 수묵 Acrylic on Canvas, 2017
발왕산에서, 90.9×72㎝ 수묵 Acrylic on Canvas, 2017

 

억겁세월 피어난 설화(雪花)에 반짝이는 햇살의 눈부심은 차라리 엄숙하다. 그렇게 봉우리를 내려오다 보면 저기 햇빛 잘 드는 언덕 아래 눈부신 생기로 넘치는 바위 틈 이끼들이 함초롬한 소금강(小金剛)이 길손을 황홀경에 취하게 만든다. 휘황찬란한 단풍들이 줄기와 이별의 마음을 달래며 잠시 머물다 제 길을 가게 하는 이끼의 배려는 청량한 월색(月色)처럼 또 얼마나 아름답고 따뜻한 배려인가.

 

권용택 화백은 오대산에서 진고개와 동해를 바라본 느낌을 화폭에 담았다. 바다의 수평선이 산보다 높다. 산위에 바다가 보이는 것처럼 독특한 느낌의 미감을 전한다. “수 백 년 전 아니 더 거슬러 옛날 옛적을 상상해 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진고개 길을 지나 한양을 갔다.

그리고 화전을 일구고 약초를 캐며 산에 기대어 살아가며 생을 영위하던 사람들….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오는 이 땅에 살아간 사람들의 무량억겁 그 영혼의 불멸을 떠올려 보곤 한다.”

 

하나의 날개로 날 수 없는 새

화면은 아크릴과 섬세하게 수묵필법을 응용하거나 또 오일 페인팅으로만 작업하기도 한다. 재료와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화법은 부드러움과 강인함, 메시지의 중량감에 따라 스스럼없이 운용된다.

‘발왕산에서’ 작품은 산 정상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그린 것이다. 용평스키장이 있는 능선을 여성적으로 처리했다. 하얗게 쌓인 눈을 바라보며 주황빛깔의 노박덩굴에 달린 열매가 추위에도 여전히 식지 않은 그리움을 안고 가늘게 흔들리는 듯, 화면 앞 몽실몽실한 능선은 첩첩산중이라지만 덕성스럽다. 뒤편 멀리,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慈藏)이 창건한 월정사(月精寺)를 품에 안은 오대산이 보인다.

산위를 걷다가 날다, 162.2×130.3㎝ Oil on canvas, 2017
산위를 걷다가 날다, 162.2×130.3㎝ Oil on canvas, 2017

 

한편 한 시절 생명력으로 푸르던 고목 맨 끝에 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눈은 쌓이고 건너편 산등성이엔 해가 드는데 그늘진 나무 위 여윈 날개의 새는 어디론가 응시한다. 거대한 날개의 그림자를 산봉까지 드리운 저 새처럼, 드높이 날고 싶은 것인가.

권용택 작가는 이렇게 전했다. “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 날개 하나로는 날 수 없는, 두 날개로 날아가는 균형과 조화 그런 광경이다. 새의 거대한 그림자는 삶의 무게 그러한 감정을 느꼈을 때의 표징이다. 문을 열고 보여 지는 모든 것들은 보는 사람이 스스로 느낄 일이다.”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권동철 전문위원, 미술칼럼니스트,  데일리한국 미술전문기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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