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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3-02-09 14:2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감추면서 드러내는 파동의 심연
감추면서 드러내는 파동의 심연
  • 권동철 전문위원
  • 승인 2017.03.07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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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Fine Art] 서양화가 이동수

“나를 에워싸는 이 소리는 부드러운 공기의 물결일까? 기쁨에 넘쳐나는 향기의 파도일까? 넘실거리며 나를 감싸며 출렁이는구나. 숨을 쉴까? 귀를 기울일까? 달콤한 향기 속에서 마지막 숨을 내쉴까? 넘실대는 물살 속에 울려 나오는 소리 속에 세계의 숨결이 불어오는 우주 속에…빠진다, 가라앉는다…의식이 없어진다…지고한 쾌락이여!”<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의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 中 마지막 노래. 한병철 著, 에로스의 종말, 문학과 지성사>

▲ Flow Bowl, 195×130㎝ Oil on canvas, 2015
▲ 259×182㎝, 2014

햇살이 창을 통해 은구슬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오후. 따끈하게 우려낸 매화꽃차 한잔을 입술에 대며 향기에 젖어 지그시 눈을 감는다. 한여름 갈증을 풀어준 차디찬 샘물 한 그릇을 단숨에 들이켰던 그 물 맛이 불현 듯 의식의 주인으로 일순 들어오는 고요 속, 데카르트(R. Descartes) 사색의 산실 ‘성찰’의 코기토가 아늑한 시간의 즐거움을 유영하듯 흘러간다.

해안선엔 세상의 오염, 근심, 불순물을 여과한 순수의 하얀 물거품이 가없는 반복으로 오가는데…. 헌신의 모정 자상한 정감으로 넘치던 손때 묻은 자국처럼 두툼하게 텍스츄어(texture)를 살린 질그릇의 구연부(口緣部)는 촉각적 미감의 리얼리티로 현실감을 계승해 낸다.

동중정(動中精)

깊고 자연스러운 손맛으로 우러나는 그릇은 온축된 기억들을 섬광처럼 ‘나’와 이어주는 텔레파시의 매개로 더욱 실감케 한다. 무릇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그러하듯, 이 역시 물감을 두껍게 바르고 붓으로 하나하나 찍어 냄으로써 지루하고도 오랜 노동력을 요구하는 지난한 작업과정을 거친 산물인 것이다.

홍매(紅梅)인가! 꼿꼿한 지조만큼이나 새순에 피어나는 향기가 은근히 감도는 듯하다. 조형미와 공간속에 어우러진 회화성이 가미된 문양은 자연스러운 연속흐름으로 현재의 삶을 고상한 심상시간으로 인도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문득 폭풍한설을 건너온 헤진 버선에 삐죽이 나온 발가락이 햇살에 야들하게 반짝이는 그 차가운 따스함에 징징거리다 웃어 제쳤던 유년기억이 스치는 것은 또 무슨 느낌인가.

작품 주전자는 단아하고 정결스러운 담백함이 동중정(動中精)의 고매함을 더욱 고격으로 상승시킨다. 반투명한 화면은 순간적 감성의 덧입힘으로, 창공을 나는 새가 봄직한 허공과 지상을 아우르는 심화의 공간감을 펼친다.

▲ 162×130㎝, 2011

무한 속 순환

어느 봄 산벚꽃이 눈처럼 쏟아지던 언덕길의 설렘과 가을바람에 구르던 낙엽위에 얹힌 이름들의 흔적들이, 감추면서 동시에 드러내는 지각의 균형감과 연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화가가 본질에 대한 깊은 숙고와 세련된 회화의 미학을 융합함으로써 관람자의 심연을 돌아보게 하고 동시에 고요한 명상의 대화로 음미하게 인도하는 힘이 된다.

이동수 작가는 “사물은 본질로써만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사물 자체를 분석과 유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부분보다는 전체의 상호관련성에 주목한다”고 했다. 이는 모든 요소들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믿음에 기초한 총체(Holism), 찰나지만 생생하게 숨 쉬는 존재와 의식의 역동을 함의한 순도 높은 소리의 공명 그리고 무한으로 퍼져 나아가며 순환하는 아득히 먼 광선의 신비롭게 휘어진 곡률처럼의 공전(公轉)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것과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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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동수

“트렌드 읽는 안목, 긴장의 자극이 작품의 깊이 더해주는 에너지”

▲ 고고한 아우라가 물씬 풍기는 자신의 고본(古本)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화가 이동수.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던 사물에서 어느 날 우연히 시선이 머무는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그것이 온기가 여전하고 세월의 강을 건너온 한결같은 고매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라면 현재라는 이름의 경계를 쉬이 넘어 보다 깊숙이 정신세계로까지 확장되기도 한다.

한국성의 역사물인 질그릇 등을 화폭에 펼치는 작가는 “재현을 통해 재현된 이미지 자체에 크게 집착하지는 않는다. 그 너머의 암시성 또는 알레고리(Allegory)라 할 수 있는 무엇을 그려내고자 한다. 이면에 감추어진 불가시적인 심층구조에 집중하는데 관람자와 그런 부분을 교감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지 너머 흐르는 것과 교감되기를…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어떤 사물은 볼 때 조형적 요소뿐만 아니라 시간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머금고 있는 흔적이 나를 휘감는다. 그러한 순간, 대상이 머금은 통시적(洞視的) 시간성에 다가가려는 본능이 발동되는데 지극히 감각적인 찰나의 강렬한 끌림의 교감으로 작동 된다”고 밝혔다.

이동수(LEE DONG SU)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가나인사아트센터, 갤러리조은 등에서 개인전을 아홉 번 가졌다. 특히 그는 아트파리, 스위스 스콥바젤, 비엔나아트페어,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등에서 솔드아웃 했고 컬렉터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해외아트페어에 그림을 들고 뛰면서 냉정한 평가를 받고자 참여했다. 도전과 모험이 작품판매라는 결실도 선사했고 특히 트렌드를 읽어나가는 안목과 긴장의 자극이 작업 깊이를 이끄는데 에너지가 되고 있다.”

그는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출신의 화가로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옆에 화실이 있는데 자신이 ‘호사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늪지와 나지막한 동산도 있고 해송과 육송이 우거진 숲길과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는 동해바다가 반긴다.

“매일 이곳을 느리게 산책한다. 거리낌 없는 허심(虛心)의 상태에 홀연 영감(靈感)이 가슴을 뜨겁게 데우면 반사적으로 작은 스케치북을 꺼내게 된다. 청정바다와 고적이 많은 고향의 환경이 내 회화작업의 숨결인데 그런 면에서 나는 대단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애향심을 드러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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